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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상식] 심장사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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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무 작성일13-08-02 15:27 조회9,3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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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사상충이란?
 
 
개나 고양이를 침범하는 기생충 중 개사상충 (디로필라리아, Dirofilaria)란 게 있다. 무슨 심오한 사상을 가졌다는 게 아니라 실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사상'은 '실'을 뜻하는 '사(絲)'와 모양을 뜻하는 '상(狀)'을 의미한다. 여기엔 디로필라리아 이미티스(Dirofilaria immitis)와 디로필라리아 리펜스(D. repens) 두 종류가 있는데, 전자는 심장을, 후자는 피부를 침범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심장사상충이라고 부르는 것은 Dirofilaria immitis만을 의미하는데, '개사상충'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양이보다는 개에 훨씬 더 잘 감염된다. 여기서는 심장사상충에 대해서만 얘기하기로 하겠다.
개들이 심장사상충에 걸리는 건 모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모기에 물릴 때 모기 안에 있던 3기 유충들이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것. 이들이 교접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자라는 데는 대략 4개월이 걸린다. 심장사상충이라고 하니 심장에 산다고 생각하겠지만, 심장사상충이 주로 사는 곳은 폐동맥이며, 심장으로 오는 건 충체 수가 많거나 질병의 말기가 되서다. 다 자란 성충은 길이가 제법 길어 암컷은 25-30센티, 수컷은 12-20센티쯤 되는데, 수명도 7년 이상이다. 개의 작은 심장에 어쩜 저리도 큰 벌레가 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온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기생충은 숙주 안에서 알을 낳지만, 심장사상충은 자신의 축소판인 마이크로필라리아(microfilaria)를 낳아 혈관 속으로 내보내는데, 이 마이크로필라리아는 대략 2년 정도 살 수 있다. 이 마이크로필라리아를 모기가 다시 흡혈하면 모기 몸 안에서 다시 3기 유충으로 자라는데, 이 기간은 온도에 따라 다르다. 28-30℃라면 8일이면 3기 유충이 되지만, 22℃에선 20일 가량이 걸리며, 최저기온이 14℃ 미만이라면 발육이 중지된다. 이 자료는 설령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1년 내내 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해준다.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심장사상충의 좋은 숙주가 아닌지라, 고양이에 들어간 심장사상충은 성충이 되는 데 훨씬 긴 시간이 걸리고 (8개월) 크기도 작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필라리아도 낳지 못한다.
 
예방의 필요성은?
 
 
심장사상충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 조사결과를 한번 보자. 1994년 세퍼드 127마리를 조사했더니 28.3%가 양성이었고, 2005년 춘천에 사는 개들 500마리 중에선 10%가 양성이었다. 2010년 충남 지역 개들은 20.9%가 양성으로 나왔다. 이밖에 여러 지역의 개 800여 마리를 조사했더니 40%의 양성률이 나왔다는 보고도 있다. 고양이의 경우는 개와 달라서, 야생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조사 결과도 2.6%에 불과했다.
이러니, 심장사상충 예방의 필요성은 개의 경우는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다. 예방 시기는 모기가 활동하기 한 달 전쯤부터 모기가 들어간 한 달 뒤까지 하는 게 좋다니,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5-9월에 예방약을 쓰면 될 것 같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있다. 이 약들은 유충이 들어오는 것을 막진 못해도 유충이 성충으로 발육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개를 지켜준다. 약값이 부담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걸렸을 때 치료비(100만원 이상)보다는 훨씬 적다. 혹시 성충이 이미 있는 개에게 예방약을 투여하면 성충이 죽어 혈전색전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먼저 감염 여부를 알아보는 게 꼭 필요하다.
걱정은 이 약들에 부작용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거다. 인터넷에는 예방약을 썼더니 개가 침을 흘리고 구토를 했다 등등 부작용에 관한 사례가 많이 올라와 있다. 물론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고, 심장사상충 예방약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콜리나 셔틀랜드 쉽독 등 몇몇 종에서는 예방약의 독성이 더 현저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예방약의 안전성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으니, 예방약이 개를 더 해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와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니 앞으로 기대해보자.